하춘화는 기부에 있어서만큼은 연중무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부를 쉬지 않는 그를 ‘기부의 여왕’이라고 일컫는다. 10대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기부금이 200억원 이상이다. 하춘화는 “10대 당시 서울의 100평짜리 단독주택을 300만~400만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수익금 1,000만원, 2,000만원을 기부했다. 그 이후로도 꾸준히 기부해왔으니 그동안 금액을 합치면 2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액수는 그간 굳이 알리지 않다가 지난 2011년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기부한 액수가 어느 정도냐는 질문을 받고 ‘적어도 200억원은 되지 않을까’라고 답하면서 공개됐다.
지금까지 하춘화는 거의 모든 공연의 수익금 일부 혹은 전부를 기부했는데 지방 순회공연을 할 때도 기부는 필수다.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이 많거나 비 피해가 심하게 입은 곳 등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해당 지역에 수익금을 전달한다.
하춘화가 10대 시절부터 꾸준한 기부를 하게 된 배경에는 부모님의 교육이 있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기만을 위해 사는 것보다 남을 위해 베푸는 것이 보람된 삶’이라고 부모님께서 늘 말씀하셨죠.” 하춘화의 데뷔 시절만 해도 대중가요 가수를 천시하는 분위기가 만연했고 그런 분위기에 마음고생깨나 컸다. 그런 그에게 부모님은 “좋은 일을 많이 함으로써 그런 인식을 바꿔놓고 선배나 동료들이 나도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라”고 조언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그 이야기를 듣고 자란 하춘화는 처음에는 그저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다가 어느새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받아들이게 됐다. 하춘화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기부가 책임감·사명감이 됐다”며 “그때부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이 기부할 때 아깝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해요. 저는 단 한 번도 아깝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기부할 때는 이 돈은 이분들을 위해서 쓰라고 생긴 돈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기부합니다. 물론 수익금을 기부한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에요. 뭐하러 그런 걸 하냐, 많이 했으면 됐다, 그런 말을 들으면 사기가 꺾이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기부를 그만해야지 생각하다가도 기부하러 갔을 때 받는 분들의 눈빛에 희망이 가득 차 있고 반짝반짝한 것을 보면 그동안 고생했던 것이 싹 잊힙니다. 등록금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도와주셔서 영원히 잊지 못하겠다, 감사하다는 편지들을 보면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이 녹습니다. 힘들지만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고 또 기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