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개최될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 실무회의에서 국방부가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우리 해군 함정을 향한 저공 위협 비행에 관한 문제 제기에 나설 방침이다.
28일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WPNS’의 해상규범인 ‘CUES’(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에 관한 규범·Code for Unplanned Encounters at Sea)를 근거로 일본의 위협비행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에 대해 “그 회의(WPNS 실무회의)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충분히 그 회의에서 논의해서 국제적인 규범이라든가 관례를 결정하는 것이 앞으로 이와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WPNS는 서태평양 지역 해군 간 해양 안보협력과 상호신뢰, 이해 증진을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다자간 협의체다. 1988년부터 격년으로 실시되고 있는 WPNS는 올해 본회의는 열리지 않지만, 오는 4월 말 브루나이에서 과장(대령)급 실무회의가 개최된다. CUES는 2014년 WPNS 본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뉴질랜드, 베트남 등 아태지역 25개 국가가 만장일치로 비준한 해상규범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CUES는 해군기(초계기 포함)가 함정 주변에서 곡예비행을 하거나 공격태세 시연을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며 “일본의 최근 위협비행이 CUES에 위배되는지를 놓고 참가국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4월말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 연합해상기동훈련에 일본이 참여할지 여부는 내달 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변인은 “(ADMM-Plus) 해양안보 분과의 공동 의장국이 한국과 싱가포르”이라며 “4월 29일부터 5월 13일까지 부산 및 아세안 해역에서 (ADMM-Plus 계기) 연합해상기동훈련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최 대변인은 “이 훈련과 관련해 일본을 포함한 참가국과 함정 등 참가전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2월 말 부산에서 최종 계획회의가 개최될 예정인데 그때 아마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여러 아세안 국가가 참여하는 이번 연합해상기동훈련은 공동의장국인 한국의 부산 앞바다에서 출발해 역시 공동의장국인 싱가포르까지 이동하면서 해적 퇴치와 수색·구조 등 해상 훈련을 하는 방식으로 준비되고 있다.
한일 ‘레이더-위협비행’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일본은 이 훈련을 계기로 한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의 부산항 입항 계획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변인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일본 방위상의 해상자위대 기지 방문에 맞서 해군작전사령부 방문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국방부 차원에선 객관적이고 또 절제된 대응을 해 왔지만, 일각에서는 ‘조금 더 강한 대응이 필요하지 않냐’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했지만, 이것은 정치적인 부분과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다음 달로 예정돼 있던 해군 1함대사령관의 일본 방문계획이 무기한 연기된 이유에 대해 “부대 일정상 사정이 있어서 순연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1함대사령관의 일본 방문 연기와 최근 한일 갈등과는 관련이 없느냐’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며 “부대 일정상 순연한 것”이라고 거듭 답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