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반도체 가격 하락과 대중 수출 둔화 영향으로 수출이 지난 달에 이어 1월에도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수출 증가율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앞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대비 1.3% 감소했고 이달 1~20일까지도 14.6% 줄었다. 정부가 남은 열흘간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지만 플러스(+) 전환에는 실패한 것이다. 2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6년 9~10월 이후 27개월만에 처음이다.
수출이 줄면서 1~20일 16억 달러 적자였던 무역수지도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수지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 달까지 83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어제(29일)까지의 집계치로는 무역수지가 마이너스였지만, 30~31일까지 하면 플러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3월에도 설 명절과 3·1절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계속되는 만큼 수출 둔화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칫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경우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는 내달 관계 부처 합동으로 수출 활력 제고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범정부 차원의 수출지원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지난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대책에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기존 수출 주력 산업 뿐 아니라 콘텐츠, 농수산물 등 전 분야를 망라한 수출 지원 대책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주무 부처인 산업부 중심으로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보건복지부, 중기벤처기업부 등 수출과 관련 있는 모든 부처들이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강광우 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