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먹구름 드리운 '무역흑자 기조'

반도체 경기 부진 등 여파

수출 2개월 연속 줄어들듯

반도체 경기 부진과 대중(對中) 수출 감소 여파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2개월 연속 전년대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83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무역수지마저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무너지면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반도체 가격 하락과 대중 수출 둔화 영향으로 수출이 지난 달에 이어 1월에도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수출 증가율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앞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대비 1.3% 감소했고 이달 1~20일까지도 14.6% 줄었다. 정부가 남은 열흘간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지만 플러스(+) 전환에는 실패한 것이다. 2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6년 9~10월 이후 27개월만에 처음이다.




수출이 줄면서 1~20일 16억 달러 적자였던 무역수지도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수지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 달까지 83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어제(29일)까지의 집계치로는 무역수지가 마이너스였지만, 30~31일까지 하면 플러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3월에도 설 명절과 3·1절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계속되는 만큼 수출 둔화 우려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칫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경우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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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달 관계 부처 합동으로 수출 활력 제고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범정부 차원의 수출지원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지난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대책에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기존 수출 주력 산업 뿐 아니라 콘텐츠, 농수산물 등 전 분야를 망라한 수출 지원 대책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주무 부처인 산업부 중심으로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보건복지부, 중기벤처기업부 등 수출과 관련 있는 모든 부처들이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강광우 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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