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국제유가 하락에 지난 1월 소비자물가가 1년 만에 0%대로 떨어졌다. 휘발유·경유 등 기름값이 약 2년 반 만에 최대폭 떨어졌고 공업제품 가격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외식비는 3%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월(0.8%) 이후 1년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0.7%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2%포인트 끌어내렸다. 공업제품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떨어진 것은 2016년 8월(-0.7%)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특히 석유류 값이 9.7% 급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28%포인트 떨어뜨리는 효과를 냈다. 전달(-2.8%) 하락폭의 3배 수준으로 역시 2016년 6월(-9.7%)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대다. 지난해 4·4분기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세로 돌아선데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12.7%),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9.4%), 경유(-7.0%) 등의 가격이 일제히 떨어졌다.
농축수산물은 2.5% 상승해 전달(5.2%)보다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농산물이 5.3% 오른 가운데 양파(-30.7%), 배추(-17.3%) 등 채소류는 2% 떨어져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달까지 4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던 채소값이 떨어지면서 채소·과일·생선·해산물 등 50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0.2% 하락했다.
서비스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서비스 물가지수는 1.4% 올랐고 그 중에서도 개인서비스 물가가 2.5% 올라 전체 물가를 0.79%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외식물가는 1월에도 3.1% 상승해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김밥(6.5%), 치킨(5.9%), 구내식당식사비(3.2%) 등 49개 품목 중 2개를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4% 올랐다. 2016년 8월(-0.2%)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커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물가 변동폭이 큰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지수 상승률은 1.2%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1.0%였다. 전달보다 모두 0.1%포인트씩 떨어져 1%대 초반에 머물렀다.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활력과 소비 수요 부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