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 균주 도용을 놓고 한국과 미국에서 대웅제약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메디톡스(086900)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을 제소했다.
31일(한국시간) 메디톡스와 미국 엘러간은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도용한 혐의로 미국 ITC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제소장에서 “메디톡스의 전직 직원이 대웅제약에 보툴리눔톡신 균주 및 제조공정을 넘겼다”며 “이는 기업의 고유 자산을 침해하는 명백한 도용”이라고 지적했다.
보툴리눔톡신은 주름개선 치료제로 쓰이는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원료가 되는 균주다. 엘러간이 세계 최초로 보톡스라는 이름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메디톡스가 국내 최초로 ‘메디톡신’을 개발했고 대웅제약이 뒤이어 ‘나보타’를 상용화했다. 엘러간과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미국 보툴리눔톡신 판매사다.
앞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국내에서도 보툴리눔톡신 균주의 출처를 놓고 한국과 미국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입장인 반면 대웅제약은 독자적으로 발견했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법원이 “이 사안은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다퉈야 한다”며 “한국에서 별도로 소송을 진행하라”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제소는 대웅제약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미국 출시를 막기 위해 의도적인 ‘발목잡기’로 볼 수밖에 없다”며 “연내로 예정된 나보타의 미국 허가는 물론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