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미국 중거리핵전력협정 탈퇴 초읽기...곧 입장 선언 전망

세르게이 랴프코프 러시아 외무 차관/신화통신연합뉴스세르게이 랴프코프 러시아 외무 차관/신화통신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시대 기념비적인 군축협정인 중거리핵전력협정(INF) 이행에 대한 막판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의 협정 탈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은 협정 준수 시한을 하루 앞둔 1일 러시아와 막판 협상이 실패했기 때문에 협정 이행을 정지시키겠다는 입장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2월 4일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가 협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60일 안에 협정 이행을 정지할 것이라고 예고 한 바 있다. 미국이 불이행을 선언할 경우 6개월 후 기술적으로 탈퇴의 효력을 갖게 된다.

미국측 대표인 안드레아 톰슨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이날 협상을 마친 뒤 “우리는 2일에 협정을 정지시킬 것”이라며 “우리의 의무를 정지시키는 데 필요한 제반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측 대표인 세르게이 랴프코프 차관도 “우리는 미국이 곧 다음 단계를 시작한다고 결론을 내렸고, 오는 주말부터 미국이 INF 이행을 정지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미국의 협정 탈퇴를 기정사실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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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은 미국 국무부가 1일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공식 발표가 예정된 점을 들며 이날 미국이 INF 협정 불이행을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공식 발표가 INF 협정과 관련된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6개월 안에 협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돌아선다면 미국의 불이행 선언도 번복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양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협정 탈퇴 절차가 그대로 진행 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군비통제협회의 대릴 킴볼 사무국장은 킹스턴 라이프 군축부장은 “8월까지 남은 6개월이 마지막 기회가 되겠지만 협정을 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INF협정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해 이듬해 6월부터 발효시킨 것으로, 군비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산물이다. 사거리 500~1,000km의 단거리와 1,000~5,500km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협정의 골자다.

하지만 미국은 수년 전 부터 러시아의 신형 지상발사 순항미사일이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을 했고, 러시아는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는 협정의 대상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맞서며 갈등이 커졌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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