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1일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판결에 대해 청와대에 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명수 대법원장까지 공격 대상을 늘려가고 있다.
이날 한국당은 민주당과 김 대법원장을 정조준해 공세를 이어나갔다. 전날 청와대 앞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지난 2017년 대선 여론조작 의혹을 쟁점화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한 데 이은 것이다. 민주당이 김 지사 판결을 ‘적폐세력의 보복판결’로 규정한 데 대해 ‘재판 불복·헌법 불복’ 프레임을 씌우고 김 대법원장의 ‘엄정 중립’을 압박하기 위한 양면 전략을 펼친 것이다.
한국당은 이 과정에서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원내대책회의를 소집해 “만약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을 정권 발밑에 바치고자 한다면 탄핵 대상은 바로 대법원장”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대법원장이 목숨을 걸고 사법부 독립을 지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재판 불복 움직임을 보이는데도 사법부 수장인 김 대법원장이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접근이다. 또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민주당 내에서 김 지사 사건의 1심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해 ‘탄핵’까지 거론한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만일의 경우 ‘대법원장 탄핵’으로 대응하겠다는 암시인 셈이다.
나아가 1심 판결을 내린 성 부장판사를 ‘적폐’로 규정하는 데 반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기획비서관을 지낸 점을 지적하며 “성폐홍폐(성 부장판사가 적폐이면 홍 부총리도 적폐)인가”라고 반문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재판 불복을 넘어선 헌법 불복”이라며 “민주당의 이러한 시도는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정 정책위의장은 “재판 불복 여론몰이가 가히 목불인견(차마 눈으로 참고 볼 수 없음)”이라고 비판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최소한의 국회의원 도리마저 포기한 정당”이라고 언급하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한국당은 김 지사 판결을 고리로 한 대대적인 공세가 ‘대선 불복’ 논란으로 번지는 것은 막는 분위기다. 자칫 대선 불복 움직임으로 보인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일부 언론이 재판 불복 대 대선 불복 프레임으로 이야기하는데 대선 불복 프레임이 아니다”라며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당내에서 ‘문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는 강경 발언이 쏟아지는 것과 관련해서도 나 원내대표는 “아직 그 부분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청와대가 어떤 답을 내놓는지 기다려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장제원·송언석 의원에 이어 이장우 의원까지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것과 관련,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조사하겠다”면서도 “손혜원 의원 의혹과 관련한 물타기 시도나 또한 정권의 야당 탄압 차원에서 시도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