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인 대학생 A군. 개학 후 만난 친구들이 도대체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느냐고 의아해한다. 늘 혼자서 숨어 지내던 그가 연신 웃음을 감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방학 중 오목가슴 수술을 받아서다.
28세의 B양. 오목가슴 때문에 늘 위축돼 있고 결혼은 상상할 수 없었다. 수술을 받고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결혼하고 임신도 하게 됐다. 이제 배가 불러와도 숨이 차지 않고 출산일이 기다려지기만 하니 꿈만 같다.
41세 C씨. 프랑스에서 날아온 대학교수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남은 인생을 구부정하게 살 수 없다며 우여곡절 끝에 수술을 결정했다. 오목가슴 관련 논문들을 스스로 비교분석한 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 의사 대신 한국 의사를 선택했다. 수술 후 숨쉬기가 편해진 것은 물론 아침마다 짓누르던 만성 두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오목가슴은 앞가슴뼈가 움푹 들어간 선천성 기형이다. 인구 1,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가장 흔한 흉벽 질환이다. 문제는 장기 압박에 의한 기능 저하다. 함몰된 가슴뼈가 심장을 눌러 반복적 상기도 감염, 폐렴, 혈액순환장애, 호흡곤란, 운동력 저하 등이 발생하고 성장 지연, 척추측만증 등을 초래한다. 미관상 문제도 심각하다.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 목욕탕·수영장도 안 가고 정신적 고통이 심하다. 자신감 결여로 사회로부터 격리되기 쉽다.
오목가슴 치료는 수술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감기·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반복되면 3~5세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연령제한 없이 수술할 수 있지만 학동기 전에 교정해주면 정서적 안정과 함께 성장발육에 도움이 된다.
필자가 개발한 ‘최소침습 오목가슴 수술법(Park’s 테크닉)’은 가슴 양옆 피부를 1㎝가량 절개해 교정용 금속막대를 뼈 밑으로 삽입해 함몰된 가슴을 들어 올리고 2~3년 후 교정막대를 제거한다. 기존 수술법은 금속막대의 이동으로 수술이 실패하거나 재수술이 빈번했고 비대칭 또는 복합흉벽기형은 수술이 불가능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 신개념 수술법은 비대칭 오목가슴은 물론 새가슴·복합기형까지 교정할 수 있다. 세계 최다 수술 기록과 100% 수술 성공률을 자랑하는 표준수술법으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박형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