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中경기 둔화 직격탄...무역흑자도 13.4억弗로 작년 4분의1 토막

■1월 -5.8%...수출 두달째 뒷걸음

반도체 -23%·석유화학 -5% 등

수출효자품목까지 부진 '겹악재'

메모리가격·유가 하락 지속에

상반기까진 회복 쉽지 않을듯

올 2.6~2.7% 성장 어려울수도

반도체·석유화학 등 수출 효자 품목의 부진과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올 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 지난해 12월(-1.3%)에 이어 두 달째 마이너스다. 수출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이다. 무역수지도 지난해 평균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주요 경제지표 중 거의 유일하게 선전했던 수출마저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63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줄었다. 지난달 1~20일까지는 -14.6%로 더 부진했지만 설 연휴를 앞두고 막판 통관이 몰리면서 최악은 피했다. 수입은 450억2,000만달러로 1.7% 줄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3억4,000만달러로 84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우려와 달리 적자는 면했지만 지난해 무역흑자가 월평균 59억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월 수출 부진은 반도체 단가 하락과 국제 유가 하락, 중국 경기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월 반도체 수출은 74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23.3% 감소했다. 지난해 12월(-8.3%)에 이어 두 달째 감소하고 있다.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통신(IT) 업체들이 데이터센터·서버용 반도체 수요를 줄이면서 반도체 가격이 떨어진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8기가바이트(Gb) D램 가격은 지난해 1월 9.6달러에서 지난달 6.1달러까지 내려앉았다.

또 다른 수출 효자 품목인 석유제품(34억7,000만달러)의 수출이 4.8% 줄고, 석유화학(39억8,000만달러)이 5.3% 감소한 것도 수출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이 석유제품·석유화학 품목의 수출 단가에 영향을 미쳤다. 1월 유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하락했다.

중국도 복병이었다. 1월 대(對)중국 수출은 108억3,000만 달러로 19.1%나 줄었다. 우리나라 제 1수출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1월 대(對)중국 수출은 선박·컴퓨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품목이 부진했다. 특히 반도체(-40%), 석유제품(-36.4%), 석유화학(-13.7%) 수출이 큰 규모로 감소했다.



관건은 수출 부진이 얼마나 이어지느냐다. 당장 이번 달은 설 명절 등으로 조업일수가 적어 수출 증가로 돌아서기는 힘들 전망이다. 수출 반등은 반도체 가격 회복과 수요 증가가 관건인데 올 상반기까지는 회복이 쉽지 않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올해 반도체 메모리 가격과 수출 하락 국면은 ‘상저하고’의 형태를 띌 것”이라며 “상반기까지는 바이어스 마켓(Buyers‘s Market·구매자에 유리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 부문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기관들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기도 악화되고 있다. 이날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의 49.7보다 낮아진 48.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는 의미인데 두 달 연속 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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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이 지속 되면 정부가 예상한 2.6~2.7% 성장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은 줄고 수입은 유지되면서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순수출액이 떨어져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중국이 올해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경제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이려는 상황이라 한국의 올 하반기 수출마저도 부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수출 부진이 수출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 반도체·석유화학 중심으로 경기순환적 요인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설 연휴가 끝나고 범정부 차원의 수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2월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처별 수출 대책을 집대성한 수출활력제고방안을 수립하고, 분야별 수출 대책을 연중 시리즈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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