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심석희 선수, 조재범 범행·장소 기록해둬…주요증거로 채택

조재범 전 코치 주요 범행일시 및 장소 메모

"오늘 기분 안 좋아" 자신만이 알 수 있게 기록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연합뉴스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연합뉴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경찰 수사 결과 인정된 데에는 피해자 심석희 선수의 메모 한 장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 선수는 “오늘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심 선수가 성폭행 피해를 봤을 당시 심정을 자신만이 알 수 있도록 메모해뒀고, 조 전 코치의 범행일시와 장소가 모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오는 7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심 선수의 고소장을 접수한 지 50여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동안 경찰은 확실한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심 선수가 제출한 메모를 통해 조 전 코치의 범행이 수차례 반복된 것으로 확인했다. 심 선수의 메모와 빙상연맹의 경기 일정표 등을 비교해보니 메모에 적힌 조 전 코치의 범행일시와 장소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 조 전 코치가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심 선수에게 범행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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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선수의 메모는 2천 페이지가량 되는 방대한 수사기록에서도 주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선수는 자신의 메모를 기준으로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했고 경찰은 조 전 코치의 진술보다 심 선수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전 코치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에서 조 전 코치가 자신의 범행과 관련한 대화를 심 선수와 나눈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조 전 코치의 혐의 입증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인 만큼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피해자 진술, 복원된 대화 내용 등 여러 증거가 조 전 코치가 성폭행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어 혐의 입증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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