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쓰레기 수거가 일시 중단되면서 서울 시내 주택가 곳곳에서 무단배출된 쓰레기로 ‘쓰레기 산더미’가 연출됐다. 시민의식의 부족과 함께 시당국의 안내 미비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오전 서울경제신문이 찾은 서울 시내 곳곳의 주택가와 도로변에서는 쓰레기가 무단으로 배출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성동구 주택가에는 ‘쓰레기 투기 금지 지역’이라는 경고 문구가 무색하게 각종 선물세트 상자와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뒤섞여 버려진 상태였다. 마포구 또한 연휴 기간 주민들이 내다 버린 쓰레기가 골목 곳곳에 쌓여 있었다. 망원동 한 골목에는 무단투기를 금지하는 경고문 앞에 버젓이 쓰레기 봉투가 산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각종 통조림, 생활용품 등 명절 선물세트에서 나온 플라스틱 고정재와 종이 포장재가 눈에 띄였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안모(29)씨는 “오늘 쌓여 있는 쓰레기가 너무 많아 놀랐다”며 “평소의 배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애초 서울시는 설 연휴 쓰레기 관리를 위해 연휴 전 수거를 강화하고 연휴 중 청소상황실과 순찰기동반을 운영하겠다는 종합대책을 세웠다. 2~5일에는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는 대신 19개 자치구가 폐기물 종류별로 일자를 나눠 하루씩 배출이 가능하게끔 정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러한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김모(57)씨는 “연휴 동안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는지 몰라서 평소처럼 버렸다”며 “안내를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전날 일반폐기물 배출이 가능했던 강북구 주민 김모(55)씨도 “설 연휴 내내 쓰레기를 집안에 쌓아뒀다”며 “따로 쓰레기를 배출 가능한 요일이 있는지 몰랐다”고 밝혔다.
시당국의 홍보 미비가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안내문 27만7,000여매와 500여개의 현수막을 설치해 시민에게 연휴 기간 쓰레기 배출을 자제해달라고 알릴 계획이라 밝혔지만 이 숫자는 각 자치구에서 보고한 인쇄 계획 수량을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했다. 종로구는 안내문을 1,500부만 인쇄했고, 용산구는 별도로 안내문을 제작하지 않는 등 계획이 실제 홍보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수거 집중 지역과 주택가 등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인터넷과 통·반장 SNS를 통해 주민들에게 홍보를 했지만 내용이 모르는 주민들이 상당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에는 서울시의 모든 자치구에서 쓰레기 수거가 시작된다. 시는 청소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연휴 기간 중 쌓인 쓰레기를 일제 수거하고, 마무리 대청소를 실시할 예정이다.
/오지현·신한나·권혁준기자 oh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