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도전을 알렸다. 그는 출마 선언문을 통해 “이 무능한 과속·불통·부패 정권을 심판하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자 한다”며 “단일대오의 보수 대통합과 혁신으로 내년 초선에서 저들(문재인 정부)을 응징하고, 그 힘으로 정권을 탈환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전 시장은 현 정부에 대한 비판 못지않게 자성을 강조했다. 새로운 변화는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나부터 반성하겠다”며 서울시장 시절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주민투표를 강행하고 결국 시장직을 내놓았던 일을 거론했다. 본인에게 민감한 부분을 먼저 드러내는 역공으로 ‘포퓰리즘에 반대하지 않던 보신주의’를 타파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오 전 시장은 “당시 무상복지에 맞서 더 치열하게 싸워 이겼어야 지금 저들이 살포하는 세금 포퓰리즘을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꺼번에 시장직까지 걸었던 점을 머리 숙여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평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똑같이 나누는 사회’는 지금도 반대한다”며 “내가 무상 포퓰리즘에 맞서 모든 것을 다 걸고 싸울 때, 다음 해에 치를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숨어버렸던 정치인들의 보신주의와 비겁함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민감 현안인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작심하고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오 전 시장은 “용기를 내어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린다”며 “국민적 심판이었던 탄핵을 더는 부정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불행히도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겨드린 게 사실”이라며 “이제 우리는 ‘정치인 박근혜’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가열될수록 다음 총선은 참패라는 게 오 전 시장의 생각이다.
경쟁자들에 대한 견제구도 던졌다. 정당 정치 경험이 없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향해서는 “과감한 개혁은 정치 초년생이 할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고,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해서는 “처참한 패배를 자초한 분에게 다시 맡길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