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 소속 새만금 상설공연단원들이 7일 재단의 일방적 계약해지와 이른바 ‘꼼수 계약’을 고발했다. 공연단은 이날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년 동안 무대에 올라 열과 성을 다했는데 하루아침에 내쳐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새만금지역에 얽힌 신화와 풍어제 등을 판타지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 ‘아리울스토리’를 공연한 예술단원이다.
공연단은 “새만금 상설공연단 사업은 2015년까지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다 2016년부터 전북문화관광재단으로 이전됐다”며 “이후 재단은 평균 11개월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다 재단은 지난해 12월 16일 ‘내년에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갑작스럽게 계약종료를 통보했다”며 “한밤중 잠을 자다 옷도 채 입지 못하고 내쫓긴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단은 ‘억울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라도 글을 올려보라’는 무책임한 말만 늘어놨다”며 “수년간 공연을 위해 몸 바친 단원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재단 태도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울분을 토했다.
11개월 단위의 단기 계약을 한 탓에 퇴직금은 물론 계약 해지에 따른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공연단은 “계약해지 이유는 공연 예산 미확보와 공연단 실적 등으로 추정한다”며 “부득이하게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고 근로자들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미리 통보해야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원들은 정규직을 원한 적이 없다. 근로자로서 정당한 퇴직금을 받고 싶을 뿐”이라며 “예술가로서 관객들 앞에 떳떳하게 다시 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화관광재단은 단기 계약 체결의 이유로 1년 단위 예산 편성을 들었다. 재단은 “기획재정부에서 사업 예산이 1년 단위로 내려오기 때문에 (공연단원들과) 단기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며 “국비가 들어가는 지역 상설공연을 폐지하자는 게 기획재정부 방침이어서 더는 공연단을 꾸려나갈 수 없게 됐다”고 해명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