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으로 실적·주가가 저조했던 SK이노베이션(096770)과 S-OIL이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배럴당 45.41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시세는 6일 기준 54.01달러로 18.9% 상승했다.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의 매수가 이어지면서 지난 1월 한 달 동안 SK이노베이션은 5.01%, S-OIL은 6.96% 각각 상승했다. 이 기간 기관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936억원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S-OIL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들의 순매수 금액이 253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급락세가 진정됐다고 평가하면서 하반기에 정유 업계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영업손실을 나란히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과 S-OIL이 올 1·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시장 컨센서스는 SK이노베이션 5,057억원, S-OIL 3,051억원이다.
지난해 4·4분기 실적 부진의 주원인인 재고평가손실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재고평가이익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원유 재고 시가가 원가보다 낮아지면 시가를 기준으로 재고자산가치를 평가하는 저가법을 적용해 지난해 4·4분기에 각각 4,253억원, 3,910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재고평가손실이 영업손실로 나타났으나 1·4분기에 재고평가이익으로 전환되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국제 정유 시장의 공급 감소에 따른 국내 정유 기업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정유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4년 하반기에도 국제유가 급락으로 정유 기업들이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했다가 2015년부터 국제유가 및 정제 마진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며 “올해는 중국의 휘발유 수출 쿼터 감축으로 수출물량이 줄어들고 1·4분기에는 인도 지역 정유사들의 정기보수도 예정돼 있어 공급 감소에 따른 정제 마진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 외에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2차전지사업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사업은 지난해 설비 신·증설 등 투자비 증가로 3,1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수주 증가에 따라 오는 2020년 이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S-OIL은 울산에서 지난해 말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한 신규 고도화설비(RUC·ODC) 가동률 상승에 따른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올해는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된다.
황유식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3% 증가한 2조6,080억원, S-OIL은 134% 늘어난 1조5,960억원으로 각각 추정하면서 정유 부문 재고평가손실 마무리,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및 수익성 회복 등을 실적 개선의 근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