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가 케이블 TV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에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KT가 딜라이브의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자칫 M&A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딜라이브는 8일 “합산규제는 유료방송의 자율적인 시장 재편을 봉쇄해 방송시장의 성장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소비자의 선택을 가로막는다”며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합산 시장점유율을 3분의 1로 제한한 규제다. 지난해 6월 일몰됐지만 국회에서 재부활을 논의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주 중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결정지을 계획이다.
딜라이브의 합산규제 반대 입장은 M&A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딜라이브는 KT와의 M&A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합산규제 도입으로 KT가 점유율 33%에 묶이면 M&A 자체가 무산된다.
딜라이브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종합유선방송사(SO)들은 M&A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시점에서 합산규제 재도입은 M&A 활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서 “합산규제 도입으로 M&A 논의가 지연될 경우, 오는 7월 말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문제가 3년 전과 달리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며 “시장의 자율적 재편과 기업의 경쟁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