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막기 위해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
8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줄리어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전날 수도 프리타운에서 “강간과 성폭행을 국가비상사태로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비오 대통령은 이어 “즉각적으로 미성년자 강간범을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에라리온 형법상 강간죄는 5∼15년의 징역형에 처하지만, 그동안 법원의 실제 선고는 이보다 처벌이 약한 경우가 많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아울러 비오 대통령은 “정부 병원들이 모든 강간과 성적 학대 피해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야 한다”며 성폭력 신고를 위한 긴급전화 서비스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성범죄 확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커지자 시에라리온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경찰의 공식 통계를 보면 지난해 시에라리온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은 8천505건으로 그 1년 전인 2017년(4천750건)의 거의 두배 수준으로 늘었다.
시에라리온 성범죄 가운데 약 3분의 1은 미성년자와 관련된 사건이다.
더구나 1년 전 5세 여자아이가 친척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척추가 부러지고 허리 아래가 마비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시에라리온 사회운동가들은 지난 수개월 동안 성범죄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작년 12월 비오 대통령의 부인인 파티마 비오는 프리타운에서 성폭행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행사를 열었다.
2003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에라리온에서 1991∼2002년 10여년간내전이 진행됐을 때 여성 수천 명이 조직적인 성폭행을 당했다.
시에라리온은 다이아몬드 등 풍부한 광물 자원을 자랑하지만 전 세계에서 매우 가난한 국가로 꼽힌다.
군인 출신인 비오 대통령이 작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시에라리온인민당(SLPP) 후보로 당선되면서 10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