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정권의 경기부양책)’의 훈풍을 타고 최고 실적을 이어가던 일본 기업들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11일 일본 SMBC닛코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토픽스 상장사 1,014개의 2018회계연도 3·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6%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는 후쿠시마 지진 및 쓰나미가 열도를 강타한 2011~2012회계연도 이후 최대 낙폭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인상의 타격으로 전년보다 무려 26%나 급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 급감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 스마트폰과 자동차 시장이 크게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가모리 시게노부 일본전산 회장은 “지난해 11~12월 중국의 전기모터 수요에 이례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며 “46년간 회사를 경영하면서 이렇게 월별 주문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일본전산은 올 3월 마감하는 2018회계연도의 총순익 전망을 종전보다 24% 하향 조정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에서 28년 만에 신차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의 타격이 컸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와 제휴한 7대 부품업체 중 4곳은 2018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일제히 내렸다.
미국이 중국뿐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로 무역전쟁의 전선을 확대하는 점도 기업들에 타격을 더하는 요인이다. UB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 상무부가 오는 17일 유럽에서 생산된 완성차에 관세 25%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 조치로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약 11% 줄어 한국과 일본산 제품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