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김해공항 일대에 걸려있던 ‘가덕도 신공항 반대’ 현수막을 일방적으로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김해공항확장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6시께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 일대에서 트럭에서 내린 남성 10명가량이 ‘가덕 신공항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이를 본 주민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현수막을 철거하던 남성의 신분을 확인한 결과 부산시 행정자치국 이범철 국장과 행정자치국 자치분권과 소속 공무원들로 밝혀졌다.
공무원들이 철거 현수막 23개를 주민에게 돌려주면서 사건은 1시간 만에 일단락됐지만, 대책위는 강하게 반발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현수막 철거는 시가 아니라 강서구에서 해야 하는데 이례적으로 시가 주도적으로 나서 철거를 한데는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부산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거돈 시장이 설을 앞두고 김해공항에 직접 와서 귀향 인사를 하고 가덕 신공항을 호소한 이후 현수막이 철거됐다”며 “다른 지역에도 불법 현수막이 많은데 김해공항만 현수막을 철거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구와 함께 육교, 가로등 등 불법적으로 설치된 현수막만 철거를 진행했다”며 “설 명절 기간 관문정비 차원에서 지난달 20일부터 공문을 보내고 철거에 나섰던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오 시장은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정부의 김해신공항 프로젝트 대신 과거 백지화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포함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