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에 기록적인 ‘겨울 폭풍’이 강타해 서핑하던 남성이 숨지고 나무와 전봇대가 쓰러져 부상자가 속출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하와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내내 시속 30마일(48㎞)∼40마일(64㎞)의 강풍이 불면서 하와이 해안 도로가 폐쇄되고 정전, 지붕파손 등 피해가 잇따랐다. 빅아일랜드섬 마우나케아 관측소에서는 10일 오후 4시40분 시속 191마일(307㎞)의 ‘역대급’ 강풍이 기록됐고, 마우이섬의 해발 6,200피트(1,889m)에 있는 폴리폴리 주립공원에서는 눈이 관측됐다. 카우아이섬 북쪽에서 발생한 파도의 높이는 40피트(12m)에 달했다.
하와이 기상청 관계자는 “겨울철에 시속 150마일(241㎞)의 강풍이 불 때도 있지만 191마일은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빅아일랜드섬의 정상에는 눈이 올 때도 있지만, 마우이섬의 폴리폴리 주립공원에 눈이 내린 것은 지금까지 하와이에서 눈이 내린 곳 중에 최저 고도라고 전했다.
기상청은 이번 겨울 폭풍을 예고하면서 ‘엄청난 파도가 올 것’이라고 서퍼들에게 미리 경고했지만 이를 대비하지 못한 서퍼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8일 마우이섬 북서 해안에서 서핑하던 66세 남성이 숨지고 함께 서핑하던 여성이 구조됐다. 9일에는 오하우섬에서 서핑하던 7명이 구조됐다. 오하우섬의 경우 70여 가구의 지붕이 파손되고 30여그루의 나무가 쓰러졌다. 이번 겨울 폭풍은 월요일 오후부터 점차 잦아들었다. 이 기간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는 눈 폭풍 ‘마야’(Maya)가 불어 항공기 결항, 정전, 동사자 발생 등 피해가 잇따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