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4일 자치경찰을 국가경찰과 분리해 민생치안을 담당하도록 하고 일부 수사권을 갖되 민주적인 통제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또 자치경찰제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국비로 지원하고 단계적으로 지방직 전환을 검토한다. 아울러 치안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건·사고 초동조치를 국가 및 자치경찰의 공동 의무 사항으로 정했다.
당정청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논의해 이같이 뜻을 모았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존 제주 자치경찰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당정 협의안이 도출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이른 시일 내 입법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권력기관의 개혁과 분권을 위해 자치경찰제 도입은 필수적”이라며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국민 인권을 보호하고, 강화되는 경찰 권한은 자치경찰을 통해 생활안전과 민생치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국민 인권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조속한 입법 처리를 통해 전면적인 자치경찰제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국가경찰은 정보, 보안, 외사 및 전국적 통일 처리를 요하는 사무를 담당하고 자치경찰은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 등 민생치안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주민 삶에 맞는 치안 사무를 지역권한 책임에 맞게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긴급 조치가 필요한 사건·사고 현장에 대한 초동조치는 국가 및 자치경찰의 공동 의무사항으로 하니 국민 여러분은 안심하셔도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치경찰 추진 예산은 국비로 지원하되 지역 격차가 없도록 장기적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노력하겠다”며 “자치경찰은 초기에는 국가직으로 하되 단계적으로 지방직 전환을 검토할 것”이라고 향후 전환 과정을 설명했다. 조 의장은 “경찰위원회 운영을 실질화해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시도에 시도경찰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 추천권을 다양화해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부연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자치경찰위원회를 꾸리는 것과 관련해 “반드시 지방의회에서 여야 추천을 받게 해 정치적 시비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며 “철저한 제도적 설계로 자치경찰제가 지방자치단체나 지역유지들의 사병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막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국가경찰과 지방경찰이 서로 영역 다툼을 하다 주민 요구에 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사무 규칙을 꼼꼼히 살펴 불식하겠다”면서 “광역 단위의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주민 밀착형의 지방자치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치경찰제 도입과 함께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경수사권 조정이 국민 인권 보장과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에 의한 문민 통제란 두 철학에 따라 하루빨리 마무리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행정안전부와 경찰 자치분권위원회가 합의한 내용을 열거하며, “국가경찰 사무 중 실생활에 매우 밀착된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 및 이에 부수된 수사권과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에 대한 수사권을 자치경찰에 부여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자치경찰제를 지역적으로 시범 실시한 후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자치경찰의 권한과 사무조직, 인력을 확대하는 단계적 방식으로 제도의 안정적 착근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에서 실시 중인 자치경찰제의 전국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로, 만약 확대가 실현되면 헌정 사상 유례없는 최초의 일이 될 것”이라며 “국민 뜻을 받들어 정부가 마련한 법안을 당이 앞장서 입법해주면 깊이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