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이날 서울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저성장, 저금리, 디플레이션, 급격한 기술변화, 높은 국가부채 등 세계 경제가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날 국내 경제학자 5,000여명을 회원으로 거느린 한국경제학회의 신임 학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교수는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가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을 벌이면서 무역환경이 나빠지는 등 한꺼번에 복합적으로 어려움이 닥쳐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불확실성”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하강 국면인지 여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큰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준비가 절실한데 우리 정부는 지나치게 현안에만 매몰돼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산업에 치우친 경제 시스템 개혁과 수요 확충, 인력 전환 등 근본적인 대비를 해야 할 때 재정을 풀어 경기 방어에만 급급하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세게 재정정책을 써서 어떻게든 2%대 성장은 지키겠지만 그런 일시적인 수단으로 메꿀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서도 “돈을 써도 잘 써야 한다”며 “효과에 대한 검증도 없이 광범위하게 돈을 푸는 재정지출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세수가 많이 걷히는 것은 경제가 좋아서가 아니라 일시적인 요인”이라며 “수요가 부족한데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거두면 그만큼 민간이 써야 할 가처분소득을 가져가는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