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경영정상화 이후에도 국내 판매가 급감하며 공장 가동률이 줄어들자 내부에서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끝모르는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이 저하되고 임금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생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생산직의 현장조직인 ‘민주현장·한노회’는 지난달 29일 ‘GM 구조조정의 본질은 기술 전환기 인력재편에 있다’는 대자보를 내부에 게시하고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GM 노조 내에는 민주현장, 한노회, 혁신연대, 혁신연대 등 현장조직들이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민주현장과 한노회는 “한국GM은 글로벌 GM과 경쟁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에 놓여있다”고 일갈했다. GM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은 내연기관에서 전기동력으로 핵심자원을 이동하는 것이라는 진단이다. 민주현장·한노회는 “GM이 폐쇄하기로 한 공장은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에 있는 쉐보레 공장, 미시간주 워런과 볼티모어에 있는 변속기 공장 두 곳 등 모두 내연기관 차량 생산라인”이라며 “GM은 모듈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품 설계 혁신과 소프트웨어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국내외에 방만하게 흩어져 있는 생산시설과 인력을 구조조정 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민주현장과 한노회는 글로벌 GM의 다른 공장과의 경쟁을 위해 “생산부문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며 “주변의 다양한 조건에서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자성은 생산성 혁신 없이 강경 일변도로 투쟁하고 있는 노조 지도부를 겨냥한 것이다. 판매감소에 가동률이 20%대로 떨어진 후 결국 폐쇄된 한국GM 군산공장은 전 세계 148개(2016년 하버리포트 기준) 자동차 공장 가운데 생산성이 130위일 정도로 경쟁력이 낮았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지난해 구조조정 때 양보한 임금과 복지혜택을 대거 회복하는 투쟁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GM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국GM 노조 내에는 다양한 현장조직과 계파들이 있다”며 “최근에는 긴급한 경영상황과 노조의 투쟁 노선에 대해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