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글로벌 상용차 공략 드라이브 건 현대차

트럭 등 전담 디자인 조직 신설

年 3,000만대 시장 잡기 총력전

현대자동차가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디자인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자율주행차·친환경차로 진화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변화의 흐름에 맞추는 한편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현대차(005380)의 상용차 사업 부문에 경쟁력을 강화해 급성장하는 상용차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상용차 디자인을 전담하는 ‘현대 상용디자인실’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상용차디자인팀만 있었지만 이를 격상시켜 ‘실’로 두고 그 아래 ‘현대디자인팀’과 ‘현대 상용선행디자인팀’을 배치했다. 새로운 조직의 실장은 혼다와 포드 등을 거치고 현대차에서 내장디자인실장을 맡았던 하학수 이사가 맡게 됐다.


현대차가 상용차 디자인 전담 조직을 꾸리게 된 것은 결국 현대 상용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글로벌 상용차시장은 전체 자동차시장 규모의 30%에 육박할 정도로 일반 차량 성장세를 훨씬 웃돌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글로벌 상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803만여대로 2013년(2,199만대)보다 27.5% 증가했다. 반면 일반 자동차는 같은 기간 6,262만여대에서 6,815만여대로 8.8%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현대차의 글로벌 상용차 판매 실적은 2016년 10만여대에서 지난해는 7만3,000여대로 오히려 감소했다. 현대차가 급성장하는 글로벌 상용차시장을 가만히 놓아둘 수 없는 이유다.



사실 그동안 내연기관 상용차 부문에서는 스카니아·이베코·볼보·다임러트럭 등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현대차가 좀처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시장이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기술력이 높은 현대차가 디자인 등 상품성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도 “자율주행·카셰어링 등에 대한 요구가 생기고 있고 전기차와 수소차 라인업이 확대됨에 따라 그에 맞는 디자인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친환경 상용차 디자인에서도 고객 만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 조직 신설을 통해 현대차는 해외 각 지역에 맞춤형 상용차 디자인을 선보이는 ‘로컬리제이션(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 사천 현대가 판매하는 차량의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스위스에서 첫선을 보일 수소 전기 트럭에도 현지 맞춤형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선행디자인팀’을 두고 특장업체 등 협력사와의 디자인 협업도 강화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장업체와의 선행연구·자문 등 디자인 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며 “미래 물류 운송 산업에 대비해 디자인 선행 연구를 하며 부품 등 디자인 공동 개발을 지원하는 것도 또 하나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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