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 건설과 플랜트 수주 활성화를 위해 6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 대기업과 함께 해외로 진출하는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공공기관도 해외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수 있게끔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를 간소화한다.
14일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해외수주 활력 제고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투자·고용 등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까지 감소세로 돌아서자 해외수주 확대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를 돕기 위해 6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지원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우리 기업이 이라크 등 초고위험국(신용등급 B+ 이하)의 인프라 사업 수주 지원을 위해 올해 상반기 1조원 규모의 특별계정을 신설한다. 무역보험공사와 함께 터키 등 고위험국(신용등급 BB+ 이하)의 인프라 사업 수주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도 2조원 확대한다. 정부는 3조원 규모의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 펀드를 만들어 중위험 국가 인프라 사업 수주를 도울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내로 1,000억원 규모의 한-아세안펀드와 한-유라시아 펀드도 각각 개설한다.
아랍에미레이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수은은 ‘현지법인 사업자금 대출제도’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업이 사업자금을 대출 받을 때 우대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무보는 총사업비의 80%까지인 시설투자 지원한도를 높이고 보험료도 할인해줄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해외 투자 개발형 사업에 적극 나설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해외수주 실적을 반영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 개선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필요한 경우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을 거쳐 공공기관 해외투자 손실 발생에 대한 면책(고의·중과실 배제)도 부여한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