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문제를 연계할 것을 피력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겸직)의 발언을 놓고 미국 국방부는 주한미군 문제는 북-미 비핵화 대화와 무관하다고 우리 정부에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복수의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이날 외교 경로를 통해 지난 12일(현지시간)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한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 이를 해명하는 공식 입장을 우리 국방부에 전달했다. 미국 국방부는 논란이 된 발언을 두고 “주한미군 문제는 (북미) 비핵화 대화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주한미군의 철수나 감축에 대해 논의하거나, 계획한 바가 없다”고 했다.
그간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문제가 함께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번 미 국방부의 입장 표명은 주한미군 문제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이 서로 연계돼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당국자는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 대한 국내 일각의 우려감이 컸다”면서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이번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12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앵거스 킹 무소속 의원이 북핵 위협이 없어지거나 줄어든 후에도 북한의 재래식 전력이 계속 위협이 된다면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질문한 데 대해 “모든 당사자 간에 평화협정이 맺어질 때까지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르게 보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에 우리 군 당국도 발언 의도와 배경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자 국방부는 전날 입장자료를 내어 “한미 양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며 “주한미군은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로,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