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인 ‘버닝썬’의 마약 투약과 유통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데서 한발 나아가 수사를 강남권 클럽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에 “버닝썬 외에 서울 강남의 클럽 전반을 대상으로 마약류와 관련한 위반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클럽에서 손님을 유치하고 수수료를 받는 ‘MD’들의 경우 한 클럽과 전속계약을 맺지 않고 여러 클럽에서 일하는 만큼 수사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버닝썬에서 MD로 활동한 중국인 여성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VIP 고객에게 실제 마약을 판매했는지, 클럽 내에서 조직적으로 마약 투약과 유통이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기도 했다. A씨는 버닝썬 폭행 사건 논란의 당사자인 김모(28)씨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인물이기도 하다.
전날 광역수사대에 출석한 A씨는 약 14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은 뒤 17일 새벽 귀가했다. A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진 마약 투약과 유통 의혹을 전부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경찰은 17일 새벽 A씨의 동의를 얻어 변호사 입회하에 A씨의 주거지를 수색했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 언론은 버닝썬에서 별명이 ‘애나’인 A씨가 VIP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아울러 마약류 투약 등 혐의를 받는 다른 버닝썬 직원 B씨를 지난 14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히 경찰은 B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버닝썬을 비롯한 강남 클럽의 조직적 마약 유통 경로를 확인할 방침이다.
그동안 경찰은 버닝썬에서 마약류를 투약한 전력자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범행 여부를 내사해왔다. 아울러 클럽 내 폐쇄회로(CC)TV 자료를 확보해 다른 마약 투약 사례가 없는지를 수사해왔다. 경찰은 또 14일 이문호 버닝썬 대표와 영업사장 한모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도 이들의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버닝썬을 둘러싼 마약 투약과 경찰 유착 등 의혹은 김씨가 지난해 11월 24일 이 클럽에서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도리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버닝썬 내에서 직원에게 억지로 끌려가는 여성을 보호하려다가 클럽 이사인 장모 씨에게 폭행당했고,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자신을 입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버닝썬 내에서 이른바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행과 마약 유통이 이뤄졌다는 등 의혹이 잇달았다. 또 이 클럽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논란은 더 논란이 커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클럽과 경찰간 유착 의혹이 커지자 커지자 광역수사대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해 클럽 내 성폭력, 마약 투약 여부 등 의혹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