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아닌 이해관계자를 우선하겠다는 홍 부총리의 발언은 비상식적이다. 포털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의 비판처럼 공유경제를 하겠다면서 가장 중요한 이용자를 제외하고 이해관계자만 모아놓고 대타협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 편익보다는 공무원의 편익만을 생각한 무책임한 정책”이라거나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모르겠다”는 날 선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홍 부총리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기존 업계가 반대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택시업계와 기사들의 강경투쟁에 직면한 승차공유, 숙박업계의 반발에 막혀 있는 에어비앤비, 기존 의료업계의 저항에 봉착한 원격진료 모두 불가능하다. 경제수장까지 나서 ‘이해당사자들의 동의 없는 사업 불가’를 못 박았으니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한층 커질 판이다. 사회적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깊어질 게 뻔하다.
혁신경제는 정부가 그토록 강조해온 핵심전략이지만 이대로 간다면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상식적이고 혁신친화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신사업의 우선순위를 국민 편의에 두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후유증은 사회안전망 강화와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수혜자가 사회적 부담의 일정 부분을 책임지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그래야 신구산업이 함께 사는 진정한 공생이 이뤄질 수 있다. 모든 정책의 최우선순위는 이해관계 당사자가 아니라 국민에게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