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림프골수종센터 민창기·박성수 교수팀이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겼거나 재발한 다발골수종 환자 16명(평균 69세)에게 다라투무맙을 투여한 뒤 1년여 동안 관찰한 결과다.
연구결과는 ‘일본 임상 암연구 저널(Japanes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됐다.
다라투무맙은 다발골수종 세포 표면에 과발현돼 있는 당단백질 CD-38과 결합하는 항체치료제이자 표적·면역치료제다.
다발골수종은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공격하는 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인 골수종세포로 분화·과다증식해 종양을 만들고 뼈를 녹여 극심한 통증과 골절, 고칼슘혈증을 유발한다. 민 교수는 “다발골수종 환자 10명 중 7명은 뼈의 통증이나 골절이 첫 증상으로 나타나 정형외과·재활의학과 치료를 받다가 혈액이상으로 센터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은 뼈 속에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같은 혈액세포를 만드는 골수를 침범해 빈혈·감염·출혈 위험을 높인다. 비정상 면역단백(M단백)을 만들어내 콩팥을 망가뜨려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상태로 내모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로 65세 이상 노인에게 발생하며 국내에 5,300~6,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발골수종 환자는 초기 치료 후 대부분 호전되며 신약이 속속 개발되면서 생존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재발이 잦고 재발 후 기존 치료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을 경우 기대여명이 평균 5개월에 불과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높다. 환자의 15%가량이 3회 이상 재발할 정도다.
다라투무맙은 지난 2017년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프로테아좀억제제와 면역조절제제를 포함해 적어도 세 가지 약제로 치료를 받은 재발 또는 불응성 환자’에게 주사하는 4차요법제로 써야 한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초기 약값(1~8주까지 매주 1회 정맥주사)만 월 1,000만원을 웃돈다. 9~24주까지는 2주에 한 번(총 8회), 25주부터는 4주에 한 번 주사한다. 그래서 4차요법제로 쓰기도 버거운 환자가 적지 않다. 반면 미국 등에선 신규발생 다발골수종 환자도 처음부터 투여할 수 있는 1차요법제로 인정했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증상이 악화하고 생존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라투무맙은 지난해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 건강보험당국과 얀센 간에 약가협상이 진행 중이다.
대한혈액학회 산하 다발골수종연구회 위원장인 민 교수는 “협상결과에 따라서는 오는 4월께부터 4차요법제로 단독투여하는 경우에 한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1차요법제, 글로벌 임상에서 효과가 입증된 병용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