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부터 35분간의 통화에서 “남북 사이의 철도, 도로 연결부터 경제협력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북한 비핵화에 따른 대가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협 카드를 미국이 활용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27~28일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남북 경협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6면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을 마치는 대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또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결과를 문 대통령과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는 뜻도 밝혔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 후 일정 시점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커졌다.
한미 정상 통화는 5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이 싱가포르 회담 합의를 기초로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관계 발전을 구체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25년간 협상을 통해 아무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시킨 외교적 실패를 극복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준비 현황 및 미북간 협의 동향을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김 대변인이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관계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과 나, 우리 두 사람은 아주 잘해오고 있으며 한미 관계도 어느 때보다 좋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등 경제분야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