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지속가능 환경 조성하자"...EU, 2년내 일회용 플라스틱 'OUT'

<중> 환경은 생명...에코기술 선점하라-세계, 폐기물과 전쟁

'생태계 위협' 미세플라스틱 배출 제품 제조사엔 세금

뉴욕, 스티로폼 용기 금지...日, 바이오 플라스틱 장려

글로벌 기업들 2025년까지 재활용 포장재로 대체키로

태국 방콕에서 한 노동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분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태국 방콕에서 한 노동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분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럽화학물질청(ECHA)은 최근 화장품·세정제 등 생활용품과 페인트·광택제·코팅제 등 화학제품에 불필요하게 첨가되는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법안을 발의했다. 관련 제조업체들에 세금을 물리는 등 구체적인 제재안이 확정되면 입법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께 시행될 예정이다. ‘5㎜의 환경 교란자’로 불리는 미세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인류 생존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이슈로 떠오르자 이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바스쿠트 툰작 유해물질·폐기물 부문 유엔 특별보좌관은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이 같은 노력은 ‘보편적 인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며 “새 법안이 시행되면 유럽연합(EU) 역내에서 배출되는 미세 플라스틱 규모가 연간 약 3만6,000톤, 향후 20년에 걸쳐 총 40만톤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편리함에 젖어 막대한 쓰레기를 배출해온 선진 각국이 플라스틱과 비닐 등 각종 환경 폐기물의 폐해를 제대로 깨닫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본격적으로 두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4년 전이다. 지난 2015년 코스타리카 앞바다에서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채 구조된 바다거북의 충격적인 영상이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해변에서 죽은 향유고래 뱃속에서 6㎏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왔다.

해양 동물이 인류를 향해 던진 끔찍한 경고 메시지를 받아들인 각국은 앞다퉈 플라스틱 제품 사용 제재에 나섰다. 플라스틱 폐기 절감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유럽 국가들이다. 영국은 올해부터 플라스틱 빨대와 면봉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프랑스는 오는 2020년부터 플라스틱 컵·접시 사용 제한에 나선다. EU는 2021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영구 퇴출하기로 했다.


일부 국가는 비용 부담을 늘리는 형식으로 폐기물 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벨기에의 경우 일회용 면도기에, 독일은 비닐봉지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영국은 2020년부터 플라스틱 비닐봉지 가격을 현재의 5페니(약 70원)에서 10페니로 인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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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 지역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부 지자체의 경우 환경 문제에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도시는 시애틀이다. 시애틀은 지난해 7월부터 일반 음식점 내 플라스틱 빨대와 식기 사용을 금지했다. 이러한 행보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돼 캘리포니아는 주정부 차원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에 나섰다. 뉴욕시는 올해부터 마트나 식당의 제품 포장 시 스티로폼 용기·완충재 사용을 금지했다.

상대적으로 플라스틱 사용 억제 노력에서 뒤처져 있던 일본 정부도 앞으로 10년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25% 줄이는 대신 2030년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사용을 30배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이 같은 계획을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표하며 환경 문제 해결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할 방침이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플라스틱의 주요 오염원이었던 글로벌 기업들도 날로 고조되는 위기의식과 소비자 인식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그린피스 등 1,300여개 단체들이 참여하는 ‘브레이크프리프롬플라스틱(BFFP)’이 최악의 플라스틱 오염원 3개 기업으로 코카콜라·펩시코·네슬레를 꼽으면서 세계 소비자들의 여론이 악화하자 이들 기업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 250곳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해양보존회의에서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고 기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재생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대체해 2025년까지 전 플라스틱 제품을 재활용하는 순환 경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재활용 전문 투자그룹인 클로즈드루프펀드에 1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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