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내년까지는 제2 롯데쇼핑에비뉴 입지를 확정해 인도네시아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입니다. 롯데가 토지 매입에서 쇼핑몰 건설, 매장 운영까지 모두 진행하는 시행사업도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사업성 위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세가 빠른 만큼 좋은 자리를 미리 확보하면 그 자체로도 수익이 발생하고 점포가 늘어날수록 ‘규모의 경제’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메가쿠닝안 지역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롯데쇼핑에비뉴의 남승우(사진) 법인장은 현지에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점포 확장 계획을 밝혔다. 롯데쇼핑에비뉴는 지난 2013년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계열사인 롯데리아·엔제리너스 등이 함께 오픈했다. 초반 수년간 고전했지만 최근 몇 년간 두자릿수 매출 신장세를 이어왔고 내년께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실적이 개선돼 제2, 제3의 점포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올해 말이면 계열사인 롯데시네마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더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남 법인장은 “로드숍이 없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복합쇼핑몰이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근린생활·쇼핑·레저 등 모든 것이 가능한 필수 플랫폼”이라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오피스 건물을 조성할 때도 쇼핑몰이 없으면 분양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 백화점은 복합쇼핑몰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테넌트일 뿐 점점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생기는 쇼핑몰에는 백화점이 아예 없는 곳도 있을 정도다. 그는 “그만큼 쇼핑보다는 놀고 먹는 콘텐츠 위주로 복합쇼핑몰 트렌드가 굳어지고 있다”며 “실제로 전체 매장 중 가장 높은 임대료를 내면서도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것 역시 식음료(F&B) 매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카르타에 이미 롯데가 보유한 토지·건물을 포함해 시내 주요 상권은 물론 외곽까지 폭넓게 제2 롯데쇼핑에비뉴 입지를 고민하고 있다. 백화점·마트와 달리 점포 하나에 수천억원의 초기투자가 필요한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 현지 시행사 역시 자체 분양보다 전문 유통업체가 통으로 임대해 관리하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제안 역시 많다. 시행사 입장에서 당장은 점포를 분양하는 형태가 초기 자본회수에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리가 안 돼 슬럼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카르타에 쇼핑몰이 많다지만 인도네시아 전체 유통시장으로 보면 전통시장이 74%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교통·물류 인프라가 취약하고 지리적으로 섬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남 법인장은 오히려 시장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초대형 복합쇼핑몰인 그랜드 인도네시아(12만㎡)나 롯데쇼핑에비뉴(7만㎡)보다 작은 1만~5만㎡ 규모에, 지역 소비수준에 맞는 다소 저렴한 점포·상품으로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지역 역시 소홀히 보지 않는 이유다.
그는 “현재는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전체 경제활동의 3분의2가 이뤄지는 만큼 쇼핑몰도 죄다 이곳에 몰려 있다”면서도 “한국의 일산·분당처럼 주요 도로축을 따라 베드타운이 늘어나고 있고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