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하노이 오페라하우스 앞.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의 이동에 앞서 교통이 전면 통제 됐지만 하노이 시민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보다는 큰 호기심을 보이며 줄 지어 늘어서 공안 등의 통제 지시에 따랐다. 베트남의 상징인 ‘오토바이 부대’도 모두 멈춰서 김 위원장 차량 행렬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도로변에서 시민들과 함께 연신 카메라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건물 높은 층에서 창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볼 때는 공안이 곧바로 큰 소리로 제지했다.
김 위원장은 66시간의 열차 대장정 끝에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베트남 정부는 북한 정상으로는 55년 만에 다시 방문한 김 위원장을 군 의장대와 함께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김 위원장이 동당역에서 하노이로 이동하는 중간에 경제 시찰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오랜 여정에 따른 피곤함 때문인지 중간 일정 없이 곧바로 숙소인 멜리아호텔로 향했다. 숙소로 향하는 길에는 경찰차와 사이드카는 물론 육중한 장갑차까지 김 위원장 행렬을 호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께 평양역을 출발한 후 4,500㎞를 열차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의 열차는 단둥, 선양, 톈진, 스좌광, 우한, 창사, 헝양, 구이린, 류저우, 난닝 등 중국 주요 도시를 거쳤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일단 숙소로 이동했지만 이날 오후 외출을 할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된다. 싱가포르 회담 당시 야경 관람에 나섰던 것처럼 하노이 롯데타워 등을 방문할 수 도 있을 전망이다.
/하노이=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