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26일 보석 심문에 출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1시 25분께 서울구치소 호송차를 타고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호송차에서 내린 양 전 대법원장은 다소 초췌해 보였지만 건강에 큰 이상은 없어 보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달 24일 구속된 이후 33일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방어권을 행사하려면 검찰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많은 양의 기록을 검토와 필요한 증거 수집 등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한정된 구속기한 내에는 이를 모두 검토해 충분한 변론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양 전 대법원장의 1심 구속기한은 7월 11일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보석 심문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중대하고 관련 법관들에 대한 진술 회유 우려가 있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 전 대법원장의 첫 공판 준비기일은 다음 달 25일로 일단 예정돼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부는 이날 함께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을 따로 분리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임 전 차장의 이전 사건이 형사36부에 이미 배당된 만큼 같은 재판부가 한꺼번에 심리하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