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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무역전쟁에서 무역협상으로

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



지난해 글로벌 증시의 화두는 무역전쟁이었다. 3월 시작된 무역전쟁은 지속적인 확산 과정을 겪었다. 터닝 포인트를 만든 것은 지난해 12월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다. 90일의 휴전기간이 생겼고 실무자 협상과 고위급 회담이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활발히 진행돼 무역전쟁은 봉합 국면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타결이라는 용어 대신 봉합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다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봉합은 현재 중국 수입상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유지되며 추가 인상이 없는 수준의 합의를 말한다. 타결은 현재 중국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낮아지거나 완전히 철폐되는 수준의 협상을 의미한다.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5세대(5G) 이동통신에서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미국이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 중국은 협상 카드로 위안화 강세와 금융시장 개방을 받아들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투자에 걸림돌이 줄어들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중국 금융시장은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말까지 이어지는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이 어느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 지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무역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금융시장의 변화는 첫째, 채권 금리의 하락이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의 약화와 장기 경제성장률 둔화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정책금리 인상 스탠스도 2회로 낮춰졌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 지표가 둔화되는 가운데 나타나는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펀더멘털 개선이 없는 기술적 반등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줄어들 때 상승을 멈추게 된다.


둘째는 달러 대비 이머징 통화의 강세다. 지난해 12월 초 대비 달러인덱스는 0.7% 약세를 보인 반면 위안화 환율은 3.5%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유동성은 강세 통화로 이동한다. 무역협상 순항과 장기금리 하락은 달러 강세에 쏠렸던 자금을 이머징 시장으로 분산시키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달러 약세가 완만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셋째는 주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이다. 주가 상승은 유동성 보강에 따른 밸류에이션 정상화다. 긍정적인 것은 미미하지만 1월 펀더멘털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업실적 발표 시 실적이 예상을 밑돌 경우 주가가 큰 폭의 약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 민감도가 현저히 낮아졌다.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심리 개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와 중장기 수요를 반영해 원자재가격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반등 마무리 국면으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그 후에 나타날 펀더멘털 변화를 고려해 시장 대응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시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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