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7시)께 숙소인 멜리아 호텔을 전용 차량을 타고 나섰다. 이후 5시 7분께 북한 대사관 앞에 차가 정차했다. 먼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 위원장의 ‘집사’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차에서 내려 걸어서 대사관 안으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의 비선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김 위원장 차량 조수석에 동승한 후 차에서 내려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현장에서는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김 위원장을 향해 ‘만세’를 외치는 장면도 보였다.
김 위원장의 방문은 ‘정상국가’ 이미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보통 국가 지도자는 해외 순방 시 현지 교민과 환담을 하는데 북한 교민이 많지 않아 대사관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곳에서 김 위원장은 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해외 공관을 직접 방문한 것은 중국에 이어 베트남이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방문 때는 북한 대사관을 방문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멜리아 호텔에 도착한 후 6시간 만에 공개행보를 시작했다. 여독을 풀고 북미 협상 경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한 시간 가량 머물고 5시 58분에 차량을 타고 북한 대사관을 떠났다. 이보다 앞선 56분께에도 북한 대사관 쪽에서 만세 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후 김 위원장은 멜리아 호텔로 돌아왔다.
/하노이=정영현·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