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훈련비용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한미훈련이 잇달아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중단을 언급하자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중단됐고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에이스 훈련도 건너뛰었다. 아무리 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한다 하더라도 실제 손발을 맞춰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미 연합방위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군다나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북한은 협상이 아닌 ‘다른 길’ 모색을 공공연히 밝힌 상태다. 북한 핵무기가 이미 완성된 가운데 비핵화 협상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워 안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방어훈련마저 대폭 축소한다면 국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은 대화를 하면서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안위를 북한의 선의에만 맡겨놓지 말고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대안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