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外人 '멈칫'...당분간 기관이 '증시의 키'

'북미 빈손' 미중 무역협상 영향땐

투자 심리 급속도로 냉각 가능성

기관 수급이 시장좌우 핵심변수로




올해 초 대규모 순매수로 상승장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달에는 ‘팔자’로 돌아섰다. 한국 시장 자체보다는 글로벌 대외 변수가 호전되며 늘어났던 투자여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과 이것이 미중 무역협상에 미치는 파장 등 예상치 못한 악재가 외국인의 이탈을 가속화 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뒤늦게 매수에 나선 기관의 수급이 당분간 국내 증시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총 1,40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4조원이 넘게 순매수했던 것에서 매수 폭이 크게 줄었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는 지난달 5,415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고 특히 금융투자(증권사)의 순매수가 1조5,282억원으로 기관의 ‘사자’를 이끌었다. 북미 정상회담이 갑작스럽게 빈손으로 마무리됐던 지난 28일에도 외국인은 2,532억원을 사들인 반면 기관은 3,169억원(금융투자 3,873억원)을 팔아 치우며 서로 엇갈린 매매 패턴을 보였다.


증권가는 외국인이 연초 같은 공격적인 매수는 당분간 멈출 것이라고 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유지 기조와 달러 약세, 미중 무역협상으로 시작된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가 연초 증시 반등을 주도했으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선 부담이 있었다”며 “조정기에 들어설 것으로 보였던 코스피는 최근 계속 올랐으나 반도체에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선 것은 유심히 볼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 미중 무역협상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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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글로벌 투자자들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 A주의 시가총액 반영 비율을 현재 5%에서 오는 11월 20%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점도 변수다. 이에 따라 MSCI 신흥시장 지수 전체의 시가총액에서 중국 A주 비중은 0.72%에서 3.33%로 증가하는 반면 한국 비중은 13.5%에서 12.7%로 감소하게 된다. 연초 외국인이 패시브(지수 추종) 투자 중심으로 신흥국 전반을 사들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를 향하는 외국인 자금의 축소는 불가피하다. 다만 이미 중국 A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은 외국인이 많은 만큼 한국에서의 이탈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따라서 추격 매수에 나선 기관의 매수마저 꺾일 경우 당분간 증시가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주로 국내 기관과 개인이 투자를 많이 한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가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당분간 상승 동력을 잃게 된 점 역시 부정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협 관련 종목 130개의 주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평균 10.35%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이들 종목의 전체 시가총액은 134조594억원에서 128조4,629억원으로 5조5,965억원 감소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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