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가 임금협상을 두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노사에 “지역 경제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며 협의를 촉구했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노조에 임금이 더 높아지면 한국에서 9월 생산이 중단되는 닛산 로그의 수출 물량 생산을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다 전체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 물량마저 놓칠 경우 지역 경제가 초토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부산지역 상공업계를 대표하는 부산상공회의소는 4일 르노삼성차 임직원과 부산시민에게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촉구를 부탁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르노삼성차 협력업체가 공동성명서로 노사합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부산상의는 호소문에서 “부산시민에게 르노삼성자동차는 단순히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 중 하나가 아니라 부산경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자동차산업의 불황으로 악전고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160시간 동안 이어져온 르노삼성차의 부분파업이 더이상 장기화되는 것은 막아야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위원장과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중소협력사와 지역경제가 생사의 기로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발 양보하여 임단협 협상을 조속히 잘 마무리 해줄 것”을 부탁했다. 사측에는 “향후 노조가 임단협 타결에 적극 나설 경우 경쟁력을 갖춘 모범적 노사관계의 일류 완성차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부산시민에게도 지역을 대표하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지금의 어려움을 딛고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을 당부했다.
르노삼성차 직접고용 인원은 현재 4,300명에 이르고 부산과 경남지역 1차 협력사 직원만 해도 1만2,000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 경제에 기여를 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9월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중단되면 생산량이 절반 가량 감소한 10만대 수준까지 축소된다. 르노삼성은 르노그룹과 후속 모델 배정을 협의 중이다. 본사는 현재 르노삼성차의 인건비가 일본 공장보다 높다며 임금 인상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모델을 배정하지 않겠다는 경고까지 한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10월 초부터 지금까지 누적 부분 파업이 42차례(160시간) 시행해 손실금액이 1,7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은 “노사 양측 모두 부산경제에서 차지하는 르노삼성차의 비중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 발씩 양보해서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을 마무리 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