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서울 최악 거래절벽 속 매매 늘어난 강북

서대문·마포·용산·동작구 등

지난달 실수요 중심 급매 증가

1월보다 최대 50건 많은 곳도

홍은 일부 단지 '신고가' 기록




거래절벽이 갈수록 심화 되면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가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 수준까지 추락했다. 강남권 등 대다수 지역의 2월 거래량이 1월 보다 크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서대문·마포·용산·동작구 등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2월 거래량이 1월보다 소폭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경우 정상 거래인지 판명은 되지 않았으나 시세보다 2억 원 높은 값에 매매되기도 했다. 일부 단지는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13년 만의 거래가뭄 속에서 일부 지역의 거래 증가는 현장에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는 일단 봄 이사철을 맞아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급매물 거래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사철을 맞아 실수요자들이 직주근접 지역의 급매물을 매입하고 있다”며 “아직 바닥을 가늠하긴 어렵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서대문구의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14건으로 지난 1월 62건, 지난해 12월 75건을 훌쩍 넘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수준과 비슷한 규모다. 마포구도 2월 68건을 기록해 1월(44건)과 지난해 12월(66건)보다 거래가 늘어났다. 동작구도 1월 37건, 12월 48건보다 많은 55건(2월)을 기록했다. 용산구도 2월 거래건수가 27건으로 전달(20건) 대비 소폭 늘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늘어난 것을 꼽았다. 서대문구 홍은동 H공인 대표는 “인근 재개발 입주권을 판 원주민이나,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실수요자들의 급매 거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홍은동 벽산 전용 114㎡는 1월 말 5억 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5억 9,900만 원에서 1억 원 가까이 내려 실거래됐다.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전용 59㎡도 2월 중순 7억 3,500만 원에 급매 수준의 물건이 거래됐다. 북가좌동 월드컵현대 전용 59㎡도 2월 3억 9,000만 원에 실거래 됐다. 남가좌동 H공인 대표는 “이사 때문에 급매로 내놓은 물건들로 올해 초 거래가 몇 건 됐다”면서 “강북횡단선 신설 소식이 전해진 후 급매물이 다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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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에서는 시세 보다 2억 원 높은 값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왔다. 지난 1월 중순 14억 원에 계약된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가 그 주인공이다. 국토교통부는 이상 거래라고 보고 자금조달 및 입주계획서 내용을 조사하기로 했다. 정상거래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아현동 G공인 대표는 “가장 좋은 동이라 14억 원이 가능한 정상 물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12억 원대 급매도 안 나가는 데 14억 원은 특이하게 높은 거래”라고 강조했다.

급락했던 시세 회복 사례도 나오고 있다. 2월 초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4단지 전용 84㎡가 지난해 11월과 같은 9억 8,000만 원에 거래됐다.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9㎡도 8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6억 7,000만 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신고가 단지도 나왔다. 2월 말 서대문구 홍은동 극동 전용 84㎡는 3억 6,800만 원, 1월 말 남가좌동 삼성래미안 전용 84㎡는 6억 6,5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바닥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함 랩장은 “장기간 거래량이 쌓여야 보합 여건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4월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까지는 심리가 위축돼 있어 의미 있는 거래량이 나타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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