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예루살렘 영사관 폐쇄…이스라엘·팔레스타인 외교창구 단일화

미국이 팔레스타인과의 외교채널이었던 예루살렘 미국 총영사관을 공식적으로 폐쇄했다. 대신 지난해 5월 이전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에 통합시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외교창구를 단일화했다. 이번 총영사관 폐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이스라엘, 반(反) 팔레스타인’ 기조를 다시금 대외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부터 팔레스타인 업무를 담당하던 총영사관 지위를 이스라엘 대사관 산하 ‘팔레스타인 부’로 강등하고, 팔레스타인 관련 업무를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가 총괄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번 결정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예루살렘이나 서안, 가자 지구에 대한 미국의 정책 노선 변화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조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총영사관의 폐쇄를 발표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당시 팔레스타인은 미국 대사관 격이었던 총영사관의 폐쇄 결정을 두고 동예루살렘과 서안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배권을 미국이 승인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크게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자국의 통합수도로 간주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도 동예루살렘을 자신들의 미래 수도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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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입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처가 ‘관에 마지막 못을 박은 것’이라면서 미국은 더는 평화의 중재자가 아니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의 오랜 외교 방향을 뒤집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후 텔아비브에 있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바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를 비롯한 수억 달러 상당의 팔레스타인 관련 원조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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