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3월엔 역시..." 배당주에 베팅하는 기관

작년말부터 줄어드는 기업 실적에

"믿을건 배당뿐" 인식 갈수록 확산

현대차·현대모비스 등에 매수세

분기배당도 늘어나 배당주 강세




대다수 상장사의 이익이 감소함에 따라 기관투자가의 시선이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으로 향하고 있다.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대신 안정적으로 배당수익을 얻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시기적으로도 3월은 배당주가 강세를 띠는 시점이어서 관련 종목을 선점하는 접근법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25일부터 28일까지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1·2위 종목이 현대차(005380)현대모비스(012330)로 집계됐다. 기관은 현대차를 960억원, 현대모비스를 775억원어치 사들였다.

당시만 해도 결과가 불투명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북미 2차 정상회담, 미중 무역분쟁 협상 등을 앞둔 상황에도 기관들이 이들 주식을 사들인 것은 무엇보다 배당 확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 모두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려오고 있는데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과도할 정도의 추가 배당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난달 27일 올해 배당금을 확대하고 분기배당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들 종목 외에도 삼성전자우(005935)(494억원), KB금융(105560)(371억원), SK텔레콤(017670)(367억원), KT&G(033780)(350억원) 등 배당성향이 높은 주식이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들이 고배당주에 베팅하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기업 실적이 계속해서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배당주는 일반적으로 연말로 갈수록 강세를 보였다가 연초 약세를 보이는 패턴이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관들의 매매 패턴을 분석해보면 지난해부터 추세적으로 고배당주를 사고 저배당주를 파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올해 순이익은 142조6,000억원에서 123조3,000억원으로 14% 감소하지만 배당금은 29조6,000억원에서 31조4,000억원으로 6.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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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 역시 배당주에 긍정적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에 따라 배당 확대 요구가 늘어나는 만큼 연기금의 비중이 높고 배당성향이 낮은 종목에 대한 투자도 전략적으로 유효하다는 평가다.

최근 통계를 봐도 3월에는 월 후반으로 갈수록 배당주가 강세를 보이는 만큼 월초 관련 주식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3월 평균 코스피 고배당50지수 주간 누적 수익률은 월말로 갈수록 높아졌다. 기업들이 분기배당을 확대하면서 배당주가 3월에 강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요 기업들의 코멘트를 보면 배당 확대와 분기배당 실시 등이 눈에 띄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당성향이 상승하는 업종으로는 △자동차 △화장품·의류·완구 △호텔·레저서비스 △보험 △소프트웨어 등이 돋보인다. 개별 종목으로는 3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 한국가스공사(036460), 최대주주(주당 559원)보다 일반주주(690원)에게 차등 배당하는 기업은행(024110), 중간배당이 유력한 SK텔레콤 등이 톱픽으로 꼽히고 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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