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아이오와 최대 규모의 농장연합인 ‘아이오와 팜 뷰로’에 참석해 “비록 아직 확약된 바는 없지만 나는 그것(협상)으로 돌아가기를, 향후 수주 내에 평양에 팀을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해관계를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볼턴 보좌관의 최근 발언들과는 결이 다르다. 2차 북미회담 결렬의 ‘키맨’으로 지목받고 있는 볼턴 보좌관은 지난 3일 “선박 간 환적을 못하게 더 옥죄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고 다른 나라들과도 북한을 더 압박하게끔 대화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슈퍼 매파’의 본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볼턴의 대북 시각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으로 읽힐 경우 협상 판이 완전히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큰 만큼 폼페이오 장관이 ‘대화 촉구’ 메시지로 온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재개 희망에 북한이 이른 시일 안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빈손으로 귀국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심기가 불편해져 있는데다 내부적으로 새 전략을 짜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2일 베트남 공식 친선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전용열차로 중국 일정 없이 평양으로 직행해 이날 새벽3시30분께 귀환했다. 김 위원장의 귀국 시 열차 이동 시간은 60시간30분. 베트남으로 향할 때보다 6시간 정도 단축됐을 정도로 고속으로 이동했고 전례 없는 새벽 도착이었다.
성과 없이 끝난 1·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패 요인으로 ‘톱다운’ 방식이 지목되고 있는 점도 대화가 쉽게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게 하는 이유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미 정상이 손수 북한의 비핵화 합의를 타결하는 ‘기적적이고 무결점의 개념’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톱다운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더해 과거 북핵 시설을 직접 사찰했던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영변 외에서도 핵을 개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북한 핵 개발 능력에 대한 새로운 의구심들도 신속한 대화 재개의 발목을 잡는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비핵화와 제재해제의 범위에 대한 새로운 쟁점이 불거진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후속 실무급 회담과 고위급 회담이 조금 시간을 두고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를 위해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미 후속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5일 미국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