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사진) 쏘카 대표가 6일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창업대책에 대해 “규제개혁에 좀 더 집중해달라. 그러면 제2의 벤처붐은 만들지 않아도 온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이날 정부가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전용펀드 조성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도입 검토 △벤처주식 양도차익 비과세 등을 담아 발표한 ‘제2벤처붐 확산전략’에 대해 작심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대표는 “의지는 환영하고 방향은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2의 벤처붐이 일어나지 않는 원인을 투자가 부족하거나 차등의결권이 없어서 경영권을 위협받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대책을 만든 것 같은데 안타깝다”고 적었다. 그는 “유니콘 기업인 우버·에어비앤비·리프트·디디추싱·그랩은 다 하는 공유승차·공유숙박이 한국에서는 불법이거나 제한적으로밖에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제2의 벤처붐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규제가 풀려서 사업을 마음껏 할 수 있으면 세제 혜택이 없어도 투자는 전 세계에서 모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최근 자회사인 VCNC가 운영하는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가 불법이라며 택시업계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펀드를 만들고 세금을 깎아주고 차등의결권을 부여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법에서 금지하지 않는 사업은 할 수 있도록 해주고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업 중에서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은 새로운 법을 만들어 새로운 규칙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제2의 벤처붐을 위해서 더 중요하다”고 썼다. 이어 “벤처에 투자할 정부 재정을 오래된 산업의 구조조정에 투입해 그분들이 혁신산업의 뒷다리를 잡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의 첫 민간공동본부장을 맡았다가 같은 해 12월 ‘혁신성장은 한 발짝도 못 나갔다’며 약 5개월 만에 사임했다. 지난달에는 택시업계 반발에 막힌 카풀 허용을 두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주력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혁신을 하겠다고 하는 이해관계자와 혁신을 저지하겠다고 하는 이해관계자를 모아놓고 어떤 대타협이 이뤄지기를 기다리느냐”며 “어느 시대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