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포폰 사용 등 완전차단 불가능" 자택구금 조건 실효성 벌써 논란

변호인 외 접견·통신 금지라도

가족 명의 휴대폰 막을 방법없어

병원 진료도 반드시 허가받아야

MB, 조건 위반땐 즉시 보석 취소

법원이 6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을 전격 허가함에 따라 재판부가 내건 자택구금 조건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재판부는 “엄격한 조건을 붙였다”고 강조했지만 대포폰 사용 등 이 전 대통령 측이 통제를 벗어날 틈은 얼마든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을 허가해주면서 “주거지를 서울 논현동 자택으로 제한하고 외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강남경찰서장이 매일 한 번씩 이 전 대통령의 주거와 외출 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법원에 통지하도록 했다. 또 명목상 병 보석이 아닌 만큼 병원 진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배우자, 직계혈족, 직계혈족의 배우자, 변호인 외에는 접견·통신이 모두 차단된다. 이 전 대통령은 매주 한 번씩 ‘보석 조건 준수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법원의 이 같은 조치가 통상적인 보석 조건보다는 까다롭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사실상 제대로 통제는 안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찰이 이 전 대통령 자택 주변에 상주하는 것도 아닌데다 이 전 대통령이 가족 등 타인 명의 휴대폰을 얼마든지 쓸 수 있어 외출·통신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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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보석 관리 때문에 주변 기지국을 차단할 수도 없고 외출과 통신 여부를 상시로 지켜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대포폰을 쓰면 통신내역도 의미가 없는데 경찰이 자택을 한 달에 한 번 찾는들 매일 찾는들 무슨 방법으로 통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얼굴이 알려진 만큼 세간의 시선을 의식해 외출 등을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은 공인인데다 반대 세력도 많아 밖에서 눈에 띌 경우 시민 제보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전 대통령이 만약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것이 확인되면 보석은 즉시 취소되고 재구금된다./윤경환·조권형기자 ykh22@sedaily.com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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