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실로코리아가 자체 누진렌즈 브랜드 ‘바리락스(Varilux)’ 출시 60주년을 맞이해 국내 누진렌즈 관련 마케팅을 확대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누진렌즈 보급률이 낮은 가운데 60년 동안 쌓아온 제품·기술력을 발휘하면 강점을 살리면서도 국내 렌즈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걸로 전망한 것이다.
에실로코리아는 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누진렌즈 마케팅을 적극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에실로코리아가 방점을 둔 건 ‘인식 개선’이다. 유독 국내에서 ‘누진렌즈는 나이가 들 때 착용하는 것’이라는 정서가 강하다는 판단이다. 소효순 에실로코리아 대표는 “핵심 목표는 누진렌즈가 나이든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라며 “인식을 바꾸는 데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에실로코리아는 올해부터 ‘누진렌즈 바로 알기 캠페인’을 통해 시력 교정을 위해선 젊은 나이라도 누진렌즈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홍보할 계획이다.
이처럼 에실로코리아가 누진렌즈에 방점을 찍은 건 강점·기회를 동시에 살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에실로는 1959년 세계 최초로 누진렌즈를 출시하면서 60년 동안 자체 기술력을 축적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481개의 연구시설을 확보하고 세계 안경렌즈 시장 점유율 25%(2016년 기준)를 차지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에실로코리아는 우리나라의 누진렌즈 잠재수요가 크다고 보고 있다. 고령화 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캐시 박(Kathy Park) 에실로 아세안·한국지역 총괄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의 40대 인구가 이미 전체 인구의 60% 가까이 돼 국민 중 절반은 이미 노안증상을 갖고 있을 걸로 추산된다”며 “한국 기대수명이 82세까지 늘어남에 따라 노안으로 인한 불편함을 겪는 시기가 40년 이상으로 늘어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가 보편화돼 있는 것도 잠재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소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에 스마트폰만 사용하는 시간이 평균 5.5시간일 정도로 눈이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다”며 “37세에도 누진렌즈를 착용하는 현상이 나타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 누진렌즈 보급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게 에실로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20~40대에서 누진렌즈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소 대표는 “한국인의 누진렌즈 착용률은 11%로 미국(38%), 프랑스(65%)는 물론이고 말레이시아(24%)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치”라며 “국내 40대의 경우에도 착용률이 22%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에실로코리아는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누진렌즈 관련 인식만 바꾼다면 다른 국가 수준만큼 보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어 역으로 ‘틈새시장’을 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에실로코리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파워블로거,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해 누진렌즈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누진렌즈 전문가를 육성하는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