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조사·산정해 공시하는 2019년 전국 공동주택 예정공시가격 열람이 오는 15일부터 진행된다. 앞서 발표된 표준 단독주택과 공시지가가 ‘역대급’으로 오른 것을 고려해 볼 때 아파트 공시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더욱 추락하고 있다는 점. 특히 지난해 가격이 크게 오른 재건축 단지일수록 급매 시세 하락 폭이 가파르다. 공시가격은 1월 1일 시세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최근 하락분 반영이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일부 재건축 단지의 경우 올 공시가격이 급매 시세를 추월하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올 예정 공시가격과 최근 급매 시세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올 예정 공시가격은 지난해 최고가 시세를 기준으로 시세 반영률 80%를 고려해 산정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들어 급매 시세가 크게 하락한 대치동 은마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이 최근 거래 가격과 차이가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76㎡의 경우 지난해 최고 시세(18억 5,000만 원)에 반영률 80%를 고려하면 올 예정 공시가격은 14억 8,000만 원이다. 최근 이 평형은 14억 원(1층)에 급매 거래된 바 있다. 공시가격이 급매 시세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지난달 16억 6,000만 원에 실거래된 전용 84㎡(5층)도 지난해 최고가(20억 5,000만 원) 기준으로 하면 예상 공시가격이 16억 4,000만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최근 급매 시세와 공시가격 간 차이가 없는 셈이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치 은마 재건축이 5년이고, 10년이고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시가격이 최근 급매 시세 수준으로 급등하면 보유세를 버티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강남권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압구정동 압구정현대13차 전용 108㎡(3층)는 지난 1월 22억 8,500만 원 실거래됐다. 지난해 8월 최고가(25억 5,000만원) 기준 예상 공시가격은 20억 4,000만 원이다. 이 단지 역시 추정 공시가와 최근 급매 거래가와 거의 차이가 없게 된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100㎡(3층)는 2월 14억 2,000만 원에 거래됐고 지난해 최고가(17억 원) 대비 공시가격은 13억 6,000만 원이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전용 96㎡(5층)도 2월 실거래가(17억 원)에 비하면 지난해 최고가(19억 8,000만 원)의 예상 공시가 15억 8,400만 원이다.
강남 외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유일하게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계주공 5단지는 전용 31㎡가 지난해 5억 1,000만 원까지 치솟았지만 올해는 3억 8,3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최고가의 80%를 기준으로 한 예상 공시가격은 4억800만 원이다. 추정 공시가격이 올해 거래된 급매 시세를 앞선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5일 공시가격이 열람되면 집값이 하락한 단지들에서 이의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5일부터 4월 4일까지 예정가격 열람 및 의견청취가 진행된다. 이 기간 국토부 홈페이지나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 각 지자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