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간 기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추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구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중 간 무역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고 북미가 상호 대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과거 냉전 구도처럼 극단적인 대립관계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미국 국무부는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6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난다고 5일 밝혔다. 특히 이번 이 본부장의 방미 때 한미일 3자 회동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로버트 팰러디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건 특별대표와 일본 측 간의 3자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가 내일 일본 카운터파트와도 만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연일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공고히 하기 위한 공조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이날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동창리 미사일 기지 재건 의혹을 담은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조야를 중심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이날 “북한이 그것(비핵화)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 우리는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혀 제재를 강화할 뜻을 시사했다.
미국이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이에 대한 북한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의 평양방문을 위해 북중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 주석과 만나 하노이 노딜 이후 난항을 겪고 있는 북미협상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중단·축소하면서 긴장을 완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그런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갈지, 접점 모색을 하려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