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제철 만난 의결권 대행사 "주주 모으려면 億은 내셔야..."

"섀도보팅 없으니 한표도 아쉬워"

기업들 울며 겨자먹기 위탁계약

코스닥에 상장된 A사는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맞아 최근 수천만원을 들여 의결권 대행사와 계약을 맺었다. 발행 주식 수의 3분의1, 출석 주식 수의 3분의2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가능한 특별결의 안건이 이번 주총에 올랐기 때문이다. A사의 한 관계자는 “대행사와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자투표를 도입했지만 사실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 몰라 만일을 대비해야 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비용을 들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섀도보팅(소액주주 의결권 대리 행사) 폐지에 따라 ‘한 표’가 아쉬워진 기업들 때문에 의결권 대행업체가 때아닌 ‘철’을 맞았다. 전국에 퍼져 있는 소액주주의 의결권 위임장을 대신 받아주는 대행사가 호황을 맞은 것이다. 특히 직접 주주들을 찾아 뛰어다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대행사를 찾을 수밖에 없다.


현행법상 주주 명부에는 주소지만 적도록 돼 있어 그야말로 발로 뛰며 ‘소액주주 찾기’에 나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 거주지와 명부상 주소가 달라 허탕을 치는 경우도 많다. 대행사 특수는 섀도보팅이 폐지되기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광경이다. 한 대행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문의가 부쩍 늘어난 것은 맞다”며 “전화로 상담한 곳 가운데 대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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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는 안건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3억~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기본 계약금 얼마, 주당 인센티브 얼마, 이런 식으로 나눠서 금액이 책정된다”며 “소액주주가 많으면 당연히 비용이 따라 올라가는 구조”라고 전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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