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증권 시대를 앞두고 이번 주주총회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주주참여도가 낮은 기업들은 주총 의결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곤란을 겪은 상장사는 66곳이었다.
올해는 상황이 더 나쁘다. 전자증권 제도 시행으로 정관을 변경해야 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소액주주 참여율이 낮은 기업들은 주주 의결권 확보에 혈안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정관 변경, 감사 선임 안건 등을 통과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곳은 154개사에 이른다. 상장사 12곳 중 약 한 곳 꼴이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변경 등 특별 결의 안건을 확정 지어야 하는 상장사들은 소액주주들의 참여 확대에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의결권 대리행사(섀도우보팅) 폐지 이후 특별결의 안건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 찬성이 필요해 소액주주 참여가 절실하다.
올해 바이오 신사업을 본격화하는 ‘우리기술(032820)’도 정기주총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 지난해 신사업 추진을 위해 정기주총은 물론 11월 임시주총까지 개최하는 등 정관변경을 통해 바이오 신사업을 미래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자 노력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올해는 주주 참석률을 높여 정관변경 안건을 확정 짓고 주주들과 소통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기술’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바이오 신사업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유하고 정관 변경을 통해 본격적인 바이오 사업 추진에 주력할 것”이라며 “향후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으로 주주님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감사선임을 앞두고 있는 ‘칩스앤미디어(094360)’도 주주총회 의결권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 주총에서 감사 선임의 찬성표는 3.13%에 그쳤다. 대부분의 소액주주는 주총장에 오지도 않았고, 위임장도 보내지 않았다. 올해는 대행업체를 선정해 의결권 위임 업무를 맡겼다.
유가증권시장 기업인 ‘영진약품(003520)’은 지난해 의결 정족수 미달로 감사위원 선임이 불발됐다. 다음달 12일 임시 주총을 열고 다시 한번 선임을 시도한다. 올해는 소액 주주들의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자 투표, 의결권 대리 권유 등 의결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