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후판가격 놓고 맞붙은 조선-철강

철강업계 "원자재값 올라

가격인상 더이상 못 미뤄"

조선協 "외국산 후판 확대 고려"

0815A13 후판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7일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이 시황 회복기에 있는 조선업계에 큰 부담이며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등에 주로 사용되며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반기(6개월)마다 회사별로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조선업계와 달리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현재 협상 중인 양측의 힘겨루기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선협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조선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후판 가격은 지속 상승해 조선업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박 발주량이 지난 2016년 1,340만CGT로 바닥을 찍은 뒤 2017년(2,800만CGT)과 지난해(3,180만CGT) 점진적 증가세를 보였지만 최근 6년간 평균 발주량(3,725만CGT)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는 것이다. 신조선가 지표인 클락슨 선가지수 역시 올 1월 말 130으로 2014년 138을 밑도는 수준이다.

관련기사



조선용 후판은 2016년 하반기부터 5반기 동안 톤당 약 30만원 인상됐다. 조선협회는 “올해 대형 조선 3사 후판 소요량은 510만톤 내외로 예상되고 톤당 5만원이 인상되면 고스란히 2,550억원의 원가 부담을 지게 된다”며 “선가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업계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후판 가격 상승분을 선박 건조 원가에 반영하려면 보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선박 건조 비용에서 후판 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다.

반면 철강업계는 “지금까지 인상을 자제해온 것이고 이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업계 리더인 포스코는 1월 말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년간 조선업계가 어려운 상황인 것을 고려해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후판을 공급하기도 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진데다 조선업황도 회복 조짐이 보이는 만큼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철강사들 역시 자동차와 건설 등 전방 수요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상황이 좋지 않다. 조선업 호황기였던 2000년대 중반 후판 가격은 톤당 100만원을 웃돌았지만 현재는 톤당 70만원 중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후판 가격 하락은 중국 조선소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외국산 후판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박한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